나도 편두통일까? 편두통 진단과 치료를 위한 10단계 접근법
2021-07-27

편두통은 매우 복잡한 뇌 현상이라서, 두통전문가를 만나기 전까지는 의외로 진단과 치료가 쉽게이루어지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. 이러한 과소진단, 과소치료 경향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비슷한데요, 최근 유럽 두통전문가들이 편두통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10단계 접근법을 만들어서 발표하였습니다. 보건의료전문가용이지만, 여러분도 한번 읽어보세요! 나도 편두통이 있는지, 또는 내 편두통이 잘 치료되고 있는지 점검해 보세요.

 

Step 1. 언제 편두통을 의심해야 할까?

- 중등도에서 심도의 강도를 갖는 두통이 반복될 때

- 시각조짐 증상이 있을 때

- 편두통의 가족력이 있을 때

- 발병연령이 사춘기 또는 그 무렵일 때

 

Step 2. 편두통의 진단

- 병력을 통해 국제두통질환분류 기준을 적용하여 진단합니다. 두통일기, 두통관련 설문지 등이 도움될 수 있습니다.

- 다른 일차두통이나 이차두통을 감별해야 하고, 이차두통질환이 의심되면 뇌영상검사를 합니다.

 

Step 3. 환자중심적 태도와 교육

- 환자분이 편두통이라는 질병과 치료원칙을 이해하시는 것이 매우 도움됩니다. 

- 본인의 편두통 소인과 유발인자를 파악합니다. 이를 위해 두통일기가 도움됩니다.

- 환자 개개인별로 최적화된 치료를 단계적으로 해나갑니다. (역주: 환자마다 특성이 다르고, 치료효과에 도달하는 시간이 다르게 걸릴 수 있으므로 조급해하지 마시고 천천히 단계별로 치료를 밟아나가는 것이 원칙입니다. 효과가 적거나 부작용이 있을 때 치료약 중단 또는 변경을 담당 의사선생님과 상의해 주십시오.)

 

Step 4. 급성기 치료

- 모든 편두통 환자분들은 본인에게 맞는 급성기 치료제 (역주: 두통 발생시 복용하는 약)를 가지고 계셔야 합니다. 

- 두통이 시작되는 초기에 약을 드시는 것이 권고됩니다. 단, 자주 드실 경우 (역주: 월 10일 이상) 약물과용두통의 위험이 있어서 너무 자주 드시지는 않도록 하셔야 합니다.

- 일반진통제를 일차약제로, 트립탄제를 이차약제로 사용합니다. (역주: 본 권고안에서는 일반진통제를 먼저 사용하고 효과가 없을 경우 트립탄제를 사용하는 단계적 치료를 채택하고 있지만, 전세계적으로는 중등도이상의 편두통 발작에는 트립탄제를 일차적으로 사용하는 전략이 더 권고됩니다.) 

- 재발이 잦거나 효과가 적은 경우 트립탄제와 일반진통제 병합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.

- 트립탄제에 효과가 적거나 부작용이 있거나 금기증이 있는 경우, Ditan과 gepant를 삼차약제로 고려할 수 있습니다. (역주: 아직 두가지 모두 현재 국내 미출시되었으나 곧 Lasmiditan 정이 출시될 예정이며, 수년안에 gepant 제재들도 출시될 예정입니다)

- 오심, 구토가 있는 경우 위장운동촉진제를 사용합니다. 

- 마약성진통제나 마취성분 사용을 피하여야 합니다.

 

Step 5. 예방치료

- 최적화된 급성기치료에도 불구하고 한달에 2일 이상 편두통으로 인해 나쁜 영향을 받는 환자들에게 예방치료를 고려합니다.

- 베타차단제 (atenolol, bisoprolol, metoprolol, propranolol), 토피라메이트, 칸데사르탄 성분을 일차약제로 사용하고, 플루나리진, 아미트리프틸린, (남성에서) 발프로산 성분을 이차약제로 사용합니다. (역주: 이 권고안은 유럽에서 적용되는 것이며 한국의 경구예방약물치료 지침은 대한두통학회 권고안을 따릅니다. 대한두통학회 권고안에서는 베타차단제, 토피라메이트, 플루나리진, 아미트리프틸린, 발프로산이 모두 추천약제이며 환자의 특성 및 상황에 따라 처방받습니다)

- CGRP 단클론항체를 삼차약제로 사용합니다. (역주: 한국에서는 CGRP 단클론항체를 처음부터 사용할 수 있습니다)

- 신경조절치료, 생물행동치료, 침치료를 급성기약물 및 예방약물치료에 보조적으로 또는 약물이 금기인 상황에서는 단독치료로 시행할 수 있습니다.

 

Step 6. 특수한 상황에서의 편두통 치료

- 편두통의 첫 발생이 50세 이상인 경우 이차원인을 의심해야 합니다.

- 노인 환자의 경우 이차두통의 위험이 높고, 동반질환 및 약물부작용이 많습니다.

- 소아청소년 편두통 환자는 누워서 쉬는 것만으로 충분할 수도 있습니다. 이것으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 급성기치료로는 이부프로펜을, 예방치료로는 프로프라놀롤, 아미트리프틸린, 토피라메이트를 사용합니다. (역주: 이것으로 치료효과가 충분치 않은 경우 두통전문가에게 방문하십시오)

- 임신 또는 수유중인 여성의 경우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을 급성기약물로 사용하고, 가급적 예방약물은 피합니다. (역주: 이것으로 치료효과가 충분치 않은 경우 두통전문가에게 방문하십시오)

- 월경두통환자의 경우 월경주기에 맞춰서 장기지속형 일반진통제 또는 트립탄제로 단기예방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.

 

Step 7. 추적관찰, 치료효과, 치료실패

- 치료를 시작한 뒤 또는 변경한 뒤에는 단기간 안에 (2-3개월 뒤) 치료효과를 평가하고, 그 뒤로는 정기적으로 (6-12개월마다) 치료효과를 평가합니다. 

- 두통빈도, 강도, 편두통 관련 장애를 평가하여 치료효과를 판정합니다.

- 치료효과가 좋지 않을 경우에는 진단을 재고하고 치료전략, 용량, 순응도를 점검합니다.

- 모든 치료가 실패했을 경우 진단에 의문을 가지고 두통전문가에게 의뢰합니다.

 

Step 8. 편두통 합병증 관리

- 환자분들은 약물과용두통 위험에 대해 숙지하고 계셔야 합니다. (역주: 한달 10일 이상 트립탄제, 에르고트제, 아편유사제, 복합진통제, 한달 15일 이상 단순진통제, 일반진통제 등을 복용하는 경우 두통의 빈도가 점점 더 잦아지면서 만성화되는 현상)

- 약물과용두통이 발생한 경우 과용약물을 중단하여야 합니다. 아편유사제를 제외하면 급격한 중단이 선호됩니다. (역주: 트립탄제, 에르고트제, 복합진통제, 단순진통제 등은 단번에 끊어도 문제가 없고, 결과도 더 좋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. 아편유사제의 경우 금단증상 발생 위험 우려로 인해 서서히 감량해서 끊습니다.)

- 삽화편두통에서 만성편두통으로 변형되는 위험인자를 인지하고, 가능하면 교정합니다.

- 만성편두통 환자는 두통전문가에게 의뢰합니다.

- 약물과용두통이 배제된 경우, 만성편두통에 대한 예방약물치료를 시작합니다. 만성편두통에 대한 치료 근거가 확인된 약물은 토피라메이트, 보톡스, CGRP 단클론항체입니다.

 

Step 9. 동반질환의 인식과 치료

- 환자분의 동반질환이 치료 선택과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.

- 병용약물과 동반질환에 따라 치료를 적절히 조정하고 약물상호작용을 고려해야 합니다.

 

Step 10. 장기추적

- 일차의료기관은 편두통 환자의 장기적 관리를 담당해야 합니다. 따라서 두통전문가로부터 일차의료기관으로의 전원은 시기적절해야 하고 종합적인 치료 계획이 수반되어야 합니다. 예방약물치료가 대략 6개월 (또는 그 이내) 동안 효과가 잘 유지되고 특별한 부작용 없으면 가까운 지역의 일차의료기관으로 전원하셔서 치료하실 수 있습니다.